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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hsia -> pink |
지난 여름, 스킨푸드에서 무심코 도로시베리를 집어들면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밝고 선명한 핑크는 내 얼굴색과 대비되어 날 삐에로로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미묘한 차이로 매우 잘 어울리는 색도 있다는 걸 깨달음. 도로시베리만큼 진하고 깊은 블루톤의 핑크는 얼굴을 확 살아나게 한다. 맨 얼굴에 이 색만 발라도 얼굴이 환해진다.
에스쁘아 네오푸시아는 얼핏 도로시베리와 같아보이지만 더 탁하다. 도로시베리가 더 맑고 더 푸를 뿐인데 딱 그만큼의 차이로도 도로시베리가 훨씬 더 잘 어울린다. 역시 도로시베리와 거의 비슷하지만 약간 더 진하고 더 푸른 것이 나스 스키압인데 연예인이 바르고 나온 탓에 장기품절 사태. 쉽게 구할 수 있을 때까지 한 동안 잊고 넘어가기로 했다. 나중에 사서 비교해보리라. 에스쁘아의 섹시백은 한정품. 내가 아니면 누가 살까 싶은 뜬금없는 블루톤 핑크다. 메이크업 상태에서 바르면 러블리한데 맨 얼굴에 바르면 얼굴의 창백함이 강조되는 괘씸한 색.
레브론의 라즈베리바이트는 어떻게 바르느냐에 따라 열 가지 스무 가지로 표현되는 멋진 색.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색이라 더 좋다. 네 가지 모두 서로 그라데이션해도 위화감없는 색들이라 한 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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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에 첩자가 있어 |
도로시베리, 네오푸시아, 네이쳐 리퍼블릭의 립크레용 캔디핑크, vdl의 채닝, 섹시백. 아주 잘 어울리는 색과 도저히 바를 수 없는 색의 차이는 요만큼.
옅게든 진하게든 어떻게든 발라보려고 했지만 안 어울린다고 놀림을 너무 많이 당했다. 이렇게 비교해보니 대놓고 웜핑크인데 이런 터무니없는 실수를 하다니. 어두운 매장 조명에 의지해서 샀다가 망했어요! 그래도 엇비슷한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조금 덜 어울릴 뿐이지 크게 나쁠까? 했는데 오판이었어. 얼레리꼴레리 고은애 공격을 받고 회복불능의 데미지를 입었다. 색 자체가 아무리 예뻐도 안 어울리면 개그아이템에 지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