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27.

27일

1. LED 스탠드 괜찮다. 침실에서 글 쓸 때 써야지. 디자인 예쁘고 색온도 조절할 수 있는 걸로 구매예정. 내일!

2. ㅎㄱㅎ 진동마스크 기계.
얼굴에 마스크팩 하나 얹을 때도 앞머리가 달라붙어서, 너무 차가워서, 목으로 에센스가 흘러서, 떼서 버리기 귀찮아서 따위의 별 시시한 이유로 망설이는데.... 매번 씻고 붙이는 귀찮은 일을 내가?
저런 효용을 알 수 없는 귀찮은 물건이 잘 팔렸다니 믿을 수가 없다. 하긴 이러는 난 진동파운데이션도 산 사람이다. 그래. 누구나 충동 앞에 어리석어 질 수 있지.

3. 왜 하필 올해, 바로 지금, 한파가?

4. 핸드피딩. 브라질넛. 고슴이 다시 경계를 풀기 시작했다. 먹을 걸로 넘어오는 거 봐.
누운 가시를 보니 좋다.

5. P가 보이차를 거부하고 있다. 난 어쩌자고 저 많은 보이차를 샀단 말인가. 봐. 벌써 문제가 하나 생겼잖아.

6. 난 내가 하고싶은 일만 하고 살고싶다. 근데 이런 속내를 떳떳이 밝히면 안 되지 이 사람아.

2012. 12. 26.

26일

1. 그거 알아? ....래.
몇 가지 소식이 귀에 들어온다. 더는 동요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반대편 귀로 흘러나가게 내버려뒀다. 지금은 아무것에도 신경쓰지 않고 그냥 먹고 마시고 싸고 지르고 뜯어보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2. 모락모락 김을 내고 있는 찻물을 보면 시끄러운 속이 서서히 가라앉는다.
흐르는 물보다 고여있는 물에 끌리는 마음 상태.

3. 지난 몇 주 간의 고민거리였던 tea tasting cup 구입. 짐 내려놓은 기분...까진 아니고 백팩 한 쪽 어깨끈이 내려간 정도의 어정쩡한 개운함이다. 무려 배송대행으로 산! 깨지는 물건이라니 이 얼마나 애매해. 약 2주 후? 받아서 뜯어보기 전까진 마음 한 구석의 숙제로 남겠지. 아, 컵 세트 산 김에 P의 건강을 위해 엄선한 보이차들도 카트에 쑤셔넣었다.

4. 백화점 카드 고지서가 날아왔는데 네스프레소 부띠끄에서 두 줄 세 줄 야금야금 사먹은 알커피 가격도 합해놓으니 만만치않더라. 먹는 것 만큼이나 마시는 것 역시 엥겔계수에 큰 보탬이 되고 있어. 예이~

2012. 12. 25.

25일

1. 요즘 하루에 차를 열 잔은 족히 마시는 것 같다. 식기세척기 가동 사이클을 따져 보니 그러하군.
오전에는 커피와 홍차를, 낮엔 우롱차 백차 보이차 핫코코를, 해지기 몇 시간 전부턴 허브차 과일차를 마신다.

2. tea tasting set 뚜껑을 깬 것에 대한 타격이 적지않다. 살 수 있을 때 더 사둘 걸. 구할래야 구할 수 없는 순간이 오니 이렇게 아쉬워지네. 해외구매라도 해야할까보다. 무얼 얼마나 더 사야할 지 몰라서 아직 체크아웃을 망설이고 있다.

2012. 12. 22.

22일

1. 때가 때인지라 뭔가 하고픈 생각도 먹고픈 생각도 들지 않는다. 설령 그럴 생각이 있다해도(....없지만)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해나가기엔 에너지가 모자라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안 좋은 게 많이 보이는데 일단 못 본 척하려고 한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엔 어김없이 해가 뜬다. 이 마당에 넌 기어코 솟아 나와야겠냐. 그렇게 눈치가 없냐. 뜨는 해에 배신감을 느낀다. 넌씨눈 해가 꾸역꾸역, 쓸 데 없이 부지런히, 뜨고지는 바람에 동짓날이 지나갔고 크리스마스도 다가온다.

3. 연휴기간 동안 연명할 고기와 치즈, 야채 몇 가지를 사들고 집에 돌아왔다. 굶어죽진 않을 것이다.

4. Brian McKnight 크리스마스 앨범을 샀다. 아이튠즈에서 9.99달러. 12곡 전곡을 열 두 손가락마냥 똑같이 사랑하는 건 아니다. 내가 닳도록 들은 단 한 곡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려니 한 곡만 사는 걸론 모자라겠길래.

5. 쌍용차 노동자의 송전탑 고공시위에 대한 방송을 보았다. 그래봐야 소용없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거다. 달라지는 척 하다가 더 나빠지겠지. 쏟아부은 희생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결과를 놓고 자위하며 정신승리하는 게 답이겠지. 더구나 앞으로는 더 하겠지. 저 사람들의 수고가 너무 헛된 것 같아 다른 의미로 울컥했다. 아무리 고쳐 생각해보려고 해도 낙관적인 기대가 생기지 않는다.
크게 절망한 사람의 사고방식이란 게 이렇다. 몰라서 못 고치는 게 아니다. 내 스스로 깨닫고 있어도 한 동안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2012. 12. 1.

1일

1. 날이 차다. 아쉬운대로 치즈에게 3인용 전기방석을 깔아주었다. 새로 구입한 전자파 없는 전기방석은 성능이 별로라 환불예정. 겨우내 방석에 붙어있을텐데 전자파를 어떻게 하나. 그나저나 갑자기 화장실을 두고 이곳 저곳에 실례를 하기 시작했다.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니.

2. 나랑드사이다.
코카콜라->>코카콜라라이트=펩시넥스=코카콜라 제로->>나랑드사이다
난 특정 음료에 중독되는 게 아니라 그냥 달짝지근하고 차갑고 자극적인 탄산에 중독되나보다.
칼로리를 줄여보려고 라이트를 선택했는데 괜찮고
라이트가 없어서 펩시넥스나 코카콜라 제로를 선택했는데 괜찮고
카페인을 줄여보려고 나랑드사이다를 택했는데, 또 괜찮다?
나의 십수년 콜라사랑은 이렇게 얄팍한 것이었나. 대체가능한 사랑.

3. blogger 앱이 유니버설 앱이 된 걸 오늘 알았다. 그렇다면 사용해주마...고 새 글을 써봄.

4. 네스프레소 새로나온 캡슐. 헤이즐넛, 마카다미아, 코코넛 세 가지를 한 줄씩 더 사왔다. 향커피의 조상님급인 헤이즐넛이 제일 좋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뉴비 마카다미아의 선전. 넌 초콜릿하고만 사이좋은 게 아니었구나. 코코넛이 제일 안 끌려서 지난 전엔 스킵했는데 막상 사보니 헤비크림에도 지지않는 달콤한 향! 괜찮네. 더 살지도 모르겠다.

5. mb로 가는 길. 사진. 오우.